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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은 언제부터 먹었을까, 13세기 말 전래설부터 무등산수박 진상까지 수박의 유래 정리

밤이야 2026. 8. 3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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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여름에도 수박을 쪼개 먹다가 문득 궁금해졌어요. 한반도에서 수박을 먹기 시작한 건 13세기 말로 추정된다고 하니, 생각보다 훨씬 오래된 여름 과일입니다. 오늘은 수박이 어디서 와서 어떻게 우리 여름 식탁의 주인공이 됐는지 정리해 보려고 해요 🍉

우리가 수박을 먹기 시작한 시기

여름이면 당연하게 먹는 과일이라 근대에 들어온 작물이려니 짐작했는데, 실제로는 고려 후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냉면이나 빙수보다 훨씬 앞선 시기부터 이 땅에서 수박을 쪼개 먹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수박이 우리 기록에 남은 방식도 흥미롭습니다. 허균의 <도문대작>은 우리나라 팔도의 명물 토산품과 별미를 소개한 책인데, 수박이 이런 별미의 계보 안에 들어 있습니다. 지역마다 자랑할 만한 먹을거리를 꼽던 기록 속에 수박이 있다는 건, 그때 이미 수박이 그냥 흔한 작물이 아니라 '맛으로 이름난 것'으로 대접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수박의 기원이 아직도 숙제인 이유

수박의 기원은 아직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은 문제입니다. 오랜 시간에 걸친 멸종과 자연교잡 등이 얽혀 있어서 밝혀내기가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어요. 지금 우리가 먹는 붉고 단 수박 한 통의 족보를 연구자들도 아직 다 풀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수박이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 곁에 있었다는 흔적은 남아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도 수박을 맛봤다고 하니 그 시간의 폭이 짐작이 갑니다. 식물 분류로 보면 수박은 멜론, 참외, 오이 등과 함께 여름 과채류를 대표하는 자리에 있습니다.

삼복 더위와 수박, 조상들의 피서법

수박은 삼복 더위를 나는 여름 음식의 한 축이었습니다. 삼복 더위에 삼계탕과 수박은 여름철 더위를 이기게 하는 보양식 대표 메뉴입니다. 뜨거운 것으로 이열치열하는 쪽과, 시원한 것으로 열을 식히는 쪽이 나란히 있었던 것이죠.

특히 눈에 띄는 건 수박화채입니다. 삼복의 절식으로 얼음을 띄운 수박화채와 시원한 제호탕이 시에 등장하지요. 무더운 날씨에 뜨거운 팥죽을 먹으며 땀을 흘리기보다는 시원한 것으로 더위를 식히는 쪽을 택한 감각이 그대로 드러나요. 냉장고도 없던 시절에 얼음을 동동 띄운 수박화채라니, 그게 얼마나 귀하고 반가운 한 그릇이었을까 싶습니다.

수박이 여름 과일의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맛만은 아닙니다. 수박은 더운 여름의 갈증 해소와 수분 공급은 물론이고 피로 회복에도 도움이 됩니다. 더위를 가시게 하는 과일이라는 오래된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어요.

무등산수박, 임금에게 올라간 여름 과일

무등산수박은 진상품이었습니다. 윤서석의 <한국식품사>에는 대한제국(1897~1910년) 무렵에 무등산수박이 진상품이었다고 기술돼 있어요. 수박이 그저 흔한 여름 군것질이 아니라 지역을 대표하는 이름값을 가진 과일이었던 것입니다.

진상품이라는 건 특정 지역의 것이 다른 곳과 구별될 만큼 좋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허균이 팔도의 별미를 정리하던 흐름과, 대한제국 무렵의 진상 기록을 나란히 놓고 보면, 우리 수박 문화가 오래도록 '어디 수박이 좋은가'를 따져 온 문화였다는 게 보여요.

잘 모르는 수박 이야기

수박에는 의외의 이름과 쓰임이 따라붙습니다. 히브리어로 수박은 '아밧티아흐'라고 부릅니다. 성경 민수기에는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불평을 터뜨리며 이집트 땅에서 먹던 음식을 떠올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기억 속 음식 가운데 수박이 있습니다. 배고픈 광야에서 떠올릴 만큼, 수박은 고향과 풍요를 상징하는 과일이었던 셈입니다.

수박의 쓰임도 우리가 아는 것보다 넓습니다. 지역에 따라서 일부 야생종은 음료, 사료, 약용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됩니다. 지금 우리가 먹는 달고 붉은 수박만이 수박의 전부는 아니었던 거예요.

우리 기록에는 수박의 전래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도 따라붙습니다. 수박은 반역자가 전래시켰다는 이야기가 함께 전해집니다. 여름마다 반갑게 먹는 과일에 이런 사연이 얹혀 있다는 게 좀 뜻밖입니다.

수박 한 통에 13세기 말 전래설부터 얼음 띄운 화채, 무등산 진상품 이야기까지 들어 있다는 게 알고 보니 참 재미있더라고요. 다음에 수박을 자를 때는 이 이야기들이 한 번쯤 떠오를 것 같아요. 오늘 글이 여러분의 여름에도 시원하게 닿았으면 좋겠어요 🍉

자주 묻는 질문

한국에서 수박은 언제부터 먹었나요?

13세기 말, 그러니까 고려 후기부터 먹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조선에 와서는 허균이 팔도의 별미를 정리한 <도문대작>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수박의 기원은 어디인가요?

한 곳을 딱 짚기 어렵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친 멸종과 자연교잡이 얽혀 있어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인데, 고대 이집트인이 수박을 맛봤다는 사실만큼은 그 시간의 깊이를 보여 줍니다.

수박화채는 언제부터 먹던 음식인가요?

조선의 시에 삼복 절식으로 등장할 만큼 오래됐습니다. 얼음을 띄운 수박화채와 제호탕은 뜨거운 팥죽으로 땀을 빼는 대신 시원하게 더위를 식히던 쪽의 음식이었습니다.

무등산수박이 유명한 이유가 뭔가요?

임금에게 올라가던 과일이기 때문입니다. 윤서석의 <한국식품사>에는 대한제국(1897~1910년) 무렵 무등산수박이 진상품이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여름에 수박을 먹으면 어떤 점이 좋나요?

갈증을 풀어 주고 수분을 채워 주며, 피로 회복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삼복 더위에는 삼계탕과 더불어 대표적인 여름 보양 메뉴로 대접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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